크루즈 타고 온 외국인은 왜 돈을 안 쓸까?

📢 안녕하세요, 1,000개 숙박업장과 함께하는 벤디트입니다.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올해 들어 1300만 명이 방문했고, 연말까지 합치면 약 1,800만 명을 넘길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관광객은 늘었는데 관광수입은 제자리걸음입니다. 그 주범 중 하나가 바로 ‘크루즈 관광객’입니다. 오늘은 크루즈 관광객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증가하는 크루즈 관광객에 대해 우리 숙박업소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목차

1. 크루즈 관광객 얼마나 늘었을까?

2. 일반 외국 관광객과의 차이

3. 크루즈 패키지 기획하는거 아니죠?

#크루즈 관광객 얼마나 늘었을까?

##올해 추정 100만명

2025년 1월부터 9월 기준 크루즈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60만 명입니다. 연말까지 합치면 1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얼마나 많은 수치인지 감이 안 오시죠? 2019년에는 14만 명이었습니다. 6년 만에 5배 이상 폭증한 겁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1,800만 명 중 크루즈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대 입니다. 100명 중 5~6명이 배를 타고 온다는 뜻이죠. 2019년에는 1%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으니, 비중이 5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증가 요인

왜 이렇게 늘었을까요? 첫째, 전 세계 크루즈 시장의 회복입니다. 팬데믹 이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도는 크루즈 상품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둘째, 부산과 제주와 인천 등 주요 항구의 노선이 정리가 되면서 수요를 반영하여 인프라가 좋은 곳의 대형 크루즈선 접안이 늘어났습니다. 셋째, 크루즈 여행 자체가 가성비 좋은 패키지(숙박+이동+음식+인프라)로 인식되면서 중장년과 가족 단위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인 외국인 관광객과의 차이 

##배에서 먹고 자고 다 해!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크루즈 관광객은 돈을 안 씁니다. 정확히는 못 씁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체류 시간이 짧습니다. 일반 외국인 관광객은 평균 3박 이상을 하면서 숙박과 식음료와 교통과 쇼핑 등에 고르게 지출합니다. 하지만 크루즈 관광객은 항구에 내려서 보통 수시간만 머물다 다시 배로 돌아갑니다. 숙박과 식사를 이미 배에서 다 해결합니다.

둘째, 소비 항목이 제한적입니다. 크루즈 관광객이 한국에서 주로 쓰는 돈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대중교통 투어 패키지, 두 번째 소액 기념품과 간단 쇼핑, 세 번째 간단한 한 끼 식사. 로컬의 식당을 찾아가고 알아보고 돈을 쓰는 시간이 없기에 필요한 부분에만 지출을 하는 경향이 큽니다.

셋째, 동선이 패키지로 고정됩니다. 항만에서 내려 정해진 코스를 돌고 다시 항만으로 복귀합니다. 개별 여행자처럼 골목 상권을 돌아다니거나 로컬 맛집을 찾아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반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은 약 백 만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크루즈 관광객은 10분의1 수준인 10만원에 그칩니다. 그래서 크루즈 관광객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관광객은 늘고 매출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설마, 크루즈 패키지 기획하는 거 아니죠? 

##관광객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100만 명이나 오는데, 우리 숙소 근처에 크루즈 항구 있으면 뭐라도 해볼까?” 맞습니다. 하지만 타겟을 잘 잡아야 합니다. 크루즈 관광객을 잡으려고 하면 실패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은 숙박이 필요 없습니다. 배에서 자고, 배에서 먹고, 배에서 쉬니까요. 

타겟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출항지에서 승선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중간에 승선하는 고객들은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당일 예약에 변수가 생기면 큰일이기 크루즈 승선 하루 전날에 숙소를 예약합니다. 따라서, 패키지를 기획한다고 해도 ’24시간 캐리어 보관’, ‘출항지까지 택시 서비스’, ‘조식’ 이런 상품들을 포함시킨다면 훨씬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OTA로 시장을 넓히자 

 이런 수요는 작을테지만, 여러 OTA에 전부 패키지를 등록해놓으면 작은 파이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영문 설명에 “Near Port”, “Traffic-friendly”, “24-hour check-in” 같은 키워드를 넣어보세요. 승선 예정 승객들은 항구 근처, 교통 원활, 늦은 체크인이 가능한 숙소를 찾습니다. 이런 포인트를 잘 어필하면 글로벌 OTA에서 검색 노출이 올라갑니다. 결국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숫자에 현혹되지 않고, 실제로 우리 객실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크루즈에서 내리는 관광객 100만 명보다, 크루즈에 승선을 준비하는 승객들이 우리에겐 더 현실적인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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